운필 방법에 대하여
한문교육과 19722431 김경수
운필(運筆)이란 간단히 말해서 점을 찍고 획을 긋는 방법이라 할 수 있으며, 구체적으로는 1획을 쓸때 처음에 붓을 대어서 끝으로 붓을 거둘때까지의 붓의 활용을 어떻게 하느냐 하는 붓의 운용방법이다. 그리고 운필은 단순한 기교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, 마음과 손을 함께 쓰는 수양이라 할 수 있다. 즉 마음을 바르게 함과 동시에 손의 움직임을 같이 해야하는 수양이다. [心手竝用. 心正卽筆正] 운필은 각 자획의 배열과 간격 및 속도와 손에서 가해지는 힘이 필묵(筆墨)과 함께 어우러져 연계되는 필세(筆勢)의 흐름으로 완성되는 자형(字形)에 활생(活生)과 고사(枯死)를 결정짓게 하는 일대관건으로 작용한다.
※돈(頓) 제(提)
☞붓은 상대적인 활동(예: 가고 멈춤, 느리고 빠름, 가볍고 무거움 등)에 의해서 움직여진다. 그리고 글씨를 쓰는 것은 이러한 모순 대립되는 움직임, 특히 頓(按)과 提의 반복 교대에 의해서 이루어진다.
★提 : 획을 쓸 때 붓끝을 당겨서 끌듯이 하는 것이다. 提는 붓을 점점 가늘어지게 하거나, 기필(起筆), 수필(收筆) 부분에서 붓을 누르고 난 뒤 붓을 움직일 때 행해진다.
★頓(按) : 提와 정반대로 붓끝을 누르거나 머무르는 것이다. 頓은 기필 수필의 꺾는 부분이 나 방향전환시, 그리고 점점 굵어지게 쓸 때 행해진다.
☞하나의 획에는 굵고 가늠(粗細)의 변화가 있기 때문에 頓, 提는 항상 한 획속에서 반복적으로 행해진다. 한 획이나 획 사이에 頓, 提가 명확하면 할수록 조세(粗細)가 분명해지며, 조세의 변화가 뚜렷하면 리듬감을 주어 비고(肥瘦), 경중(輕重)의 변화도 나타나게 된다.
※전(轉) 절(折) 방(方) 원(圓)
★轉 : 붓을 종이에 대고 둥글게 굴려 돌려서 모나지 않은 필획(筆劃)을 만드는 것이다. 행 필과정에서 너무 오래 머물지 않도록 하고 속도를 고르게 해야 한다. 전서(篆書)나 초서 (草書)에서 많이 쓰인다.
★折 : 꺾는다는 뜻으로 모난 필획을 만드는 것이다. 주로 기필이나 수필할 때 방향을 바꾸 는 데 쓰이며 획의 방향 전환시 나타난다. 일반적으로 절(折)의 방법은 우선 頓(누름)으로 붓끝을 눌러 굵게 하면서 잠시 멈추는 듯하여 행필의 방향을 바꾸어 꺾은 후에 붓을 점점 들어서 가늘어지게 제(提)한다.
★方 : 필획 중에서 획의 모양이 모난 것을 이른다. 그 모양이 방정(方整)하고 頓할 때 골력 (骨力)이 밖으로 향하여 나타나기 때문에 '외척(外拓)'이라고 한다. 기필, 수필할 때 붓끝 을 꺾어서 움직이면 '방필(方筆)'이 된다. 한예(漢隸)와 북위(北魏)의 해서(楷書)에서 많이 보이는 필획이다.
★圓 : 붓을 댄 곳과 뗀 곳이 둥근 형태를 이루게 하는 것으로서 그 필획의 둥글고 힘이 센 듯한 느낌을 풍긴다. 획의 모양은 속으로 살찐 듯하여 강한 골력(骨力)이 밖으로 드러나지 않아 '내함(內含)'이라고 표현한다.
※장봉(藏鋒), 노봉(露鋒)
★藏鋒 : 하나의 획을 쓸 때 처음 부분에 필봉을 어떻게 들이대느냐에 대한 운용방법인데 붓끝 즉, 필봉을 서선의 처음 부분으로 밀어서 대면 붓끝이 감추어지게 된다. 이렇게 필봉 을 감추어지게 대는 것을 장봉이라고 한다. 그래서 장봉은 붓을 순서대로 대지 않고 역으 로 입필한다고 하여 역입(逆入)이라고 하는데 역입을 하면 필봉은 자연히 장봉으로 된다. 밀어 올렸다가 아래로 행필을 하고 횡획은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미는 듯했다가 다시 오른 쪽으로 필봉을 행필한다. 그래서 이러한 필봉의 움직임 을 역입장봉(逆入藏鋒)이라고 하는 데 이와 같은 방식으로 글씨를 써야 필력이 강하게 보이게 된다.
★露鋒 : 장봉과는 달리, 서선의 방향대로 붓을 대어서 필봉이 나타나도록 하는 것을 노봉 이라고 한다. 한 획을 쓸 때 붓끝이 밖으로 노출되게 하는 것인데, 글자와 글자가 연결되 게 쓸때 노봉이 나타난다. 또한 노봉은 작은 글자나 행 초서를 쓸때 많이 나타나게 된다.
※중봉(中鋒), 편봉(偏鋒)
★中鋒 : 한개 획을 쓸 때 필봉을 서선의 중간으로 행필한다는 뜻으로 설명하는데 붓의 털 부분을 전부 가지런히 하여 필봉의 위치를 항상 서선의 중간에 가게 하여 써 나가는 방법 을 중봉용필, 또는 중봉법이라고 한다.이렇게 용필을 하면 먹물이 종이 뒷면까지 힘있게 침투하여 웅경(雄勁)하고 절대로 경박하거나 태만해 보이지 않으며 병든 글씨 같지가 않 게 되는 것이다. 그러므로 모든 서체의 용필은 대부분 중봉을 위주로 해야 한다. 특히 전 서는 반드시 중봉으로써 써야 하며, 한글서예도 마찬가지 이다.
★偏鋒 : 側鋒(측봉)이라고도 하는데 편봉이란 획의 가장자리 한편으로 필봉이 움직이는 것 을 말한다. 편봉으로 운필을 하면 서선의 한쪽은 매끈하고 반대편은 서선이 거칠게 보이 기 때문에 이렇게 쓴 글씨는 획형이 평평하고 가벼우며 힘이 없어 보 인다. 중봉으로 쓴 글씨는 입체적이고 서선이 살아있는 듯하지만 편봉으로 글씨를 쓰게 되면 힘이 약하고 획 형이 보잘것 없어 보 인다. (http://www.munseong.co.kr/seoyae/theory2.htm)
※역봉(逆鋒).회봉(廻鋒)
★逆鋒 : 1개의 획을 기필할 때 필력을 충분히 나타내기 위하여 필봉의 봉망이 나타나지 않 도록 붓끝을 밀어넣어서 기필을 하는데 이렇게 붓을 밀어넣어 입필을 하게 되는 것을 역 봉이라 칭한다. 역봉은 대개 기필에서 응용이 되는데 앞서 말한 역입장봉과 같은 뜻이라 하겠다.
★廻鋒 : 획의 수필 부분에서 필봉을 거둘 때는 행필의 방향을 돌려서 장봉의 방법으로 붓 을 거두게 된다. 이렇게 필봉의 방향을 둘려서 거두는 것을 회봉이라고 한다. 회봉에는 실 제로 되돌리는 실회(實廻)와 허공에서 되돌리는 허회(虛廻)의 방법이 있다. 역봉이나 회봉 은 너무 의식적으로 표현하면 어색하므로 용필을 작게 자연스럽게 해야 한다.
※제봉(提鋒).둔봉(頓鋒)
★提鋒 : 제봉은 제필 또는 제법이라고 하는데 획을 쓸 때 필봉을 당겨서 획형의 특징을 나타내는 용필 방법이다. 서선의 중간부분에서 점점 가늘어지게 하거나, ᄀ부분의 획형 을 점점 뾰족하게 수필을 하거나 꺾이는 부분에서 획형을 점점 가늘어지게 표현할 때는 제봉으로 용필을 해야 한다. 주의해야 할 점은 제봉이 시작되는 앞부분은 반드시 둔봉으 로 용필을 해야 한다.
★頓鋒 : 둔봉은 준봉, 안필 이라고도 하는 데 제봉과 정반대가 되는 것으로 필봉을 눌 러서 쓰는 것이다. 하나의 획은 굵고 가늠의 변화가 반드시 있게 마련이다. 하나의 획은 제와 둔의 반복운행으로 조세(粗細)가 나타나고 자연스럽고 생동감이 넘치게 형성되는 것이다. 획을 모지게 쓸 때에는 제필로 쓰고, 둥글게 쓸 때에는 둔필로 쓴다. 따라서 제필법은 전서를 쓰기에 알맞는 방법이고 둔필법은 예서를 쓰기 에 알맞다.
♠저자:유덕선, 제목:〈서예대백과〉, 출판사:동반인, 출판년도:1998, 페이지:p37